2020/05/07 - [이야기 스크랩/무서운이야기] - 무당집 알바
무당집 알바
이어서 쓴다.
빨리 쓰려고했는데 일이 좀 생겨서 몇일 밤세다시피했더니 글 쓸 여력이 없었다 여튼 써본다.
그리고 재미있으라고 쓰는게 아니라 그냥 있었던 일 쓰는거니까 이야기가 지루하다
내가 보고도 재미가 없네
원래 무당이란게 정형화된게 아니고
온갖 사기꾼이 섞여있다보니 실제로 다른집에서 접신 어떻게 하는진 모르겠다.
도우미 아줌마한테 모르는 걸 계속 물어보긴했지만
이것저것 세세하게 알아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보다는
이 두번째 갔을 때 충격이 좀 커서 물어보기도 꺼려지더라
내가 본건
마당에 자리잡고 앉아서
염주같은건 손으로 비비면서 한시간 가까이 주문을 외운다.
나랑 일 도와주는 아줌마랑 둘이 제단 세팅하는데 한시간정도 걸리니까 얼추 맞는것 같다.
원래 보통 티비에 보면 막 북소리 장구소리 맞춰서 정신없이 춤추다가
접신되는데 내가 일했던 곳은 그런거 없다.
제단이 마당에 완성되고 몇분 더 지났을까
무당 몸이 앞뒤로 흔들리거나 부들부들 떨다가 숨이 가빠지는데
이때 무당이 일어서면 목소리가 다르다.
진짜 여자들이 아무리 낼려고해도 낼수없는 30-40대 남자 목소리가 나는데
지킬과 하이드 뮤지컬 봤을 때 조승우 저리가라였다.
내가 알바하면서 제일 제약을 많이 받았을 때가 접신할 때 였다.
뭘 권하거나 물어봐도 안되고
뭊건 바로 뒤에서 걸어야하고
뭐 먹거나 그래도 안되고
여튼 도우미 아줌마한테 이런 당부의 말을 듣고
차에서 기다리려는데
펜션 1층 거실 창문으로 그 문제의 여자가 보였다.
30대 주부같은데 머리는 산발에 옷을 하나도 안입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옷을 입혀도 다 찢는다더라
사실 이것만 봐도 좀 기괴했는데
무당이 팬션 안으로 들어가고 얼마 후 팬션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더 가관이었다.
옛날에 대학 엠티 갔을 때도 느꼈지만 팬션은 가라로 만드는게 많아서 안에 소리가 거의 밖으로 다 들린다.
무당이 걸쭉한 남자 목소리로
"죄는 저승에서 갚을테니 못살게 굴지말고 그만 나오너라!!!" 이러고 소리치는데
난 이때 그냥 멍하게 차안에서 보고만 있었다.
그 후에 또 무당어머니가 뭐라뭐라 했는데 이건 너무 작게 말해서 안들렸다.
무슨 말 하는지 궁금해서 창문 살짝 열고 귀 기울이고 있는데
헬게이트는 그 다음에 열렸다.
무당 말을 들으면서 귀신들린 주부가 주저 앉아서 한참을 꺼이꺼이 하더니
"내가 죽을꺼야!"하면서 갑자기 집 밖으로 튀어나왔다.
무당이 접신해서 들어갈 때 문 안닫고 들어갔는데
진짜 저렇게 빠를까 싶을 정도로 전력질주로 마당을 튀어나와서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거였다.
아마 자살할 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나랑 도우미 아줌마는 얼어서 차 안에 숨죽이고 있는데
이 미친년이 집에서 남편이 붙잡으려고 나오니까
우리 트럭으로 달려와서 운전석 문을 열려고 햇다.
당연히 문은 안잠겨 있었고 내가 안에서 다급하게 문고리 붙잡고 밖에서 땡기고 ㄷㄷㄷ...
문이 한 5cm ~ 10cm 열렸다 닫혔다 반복되는 와중에 눈을 마주쳤는데
얘가 눈은 울면서 약간 공포에 질린듯한 눈이었는데 입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도저히 매치가 안되는 표정의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지금도 이 표정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남편이 바로 나와서 여자를 붙잡고 문에서 때내려고 했는데
여자가 문고리를 잡고 같이 당기는 꼴이 되서 문이 더 활짝 열린 결과가 됐다.
미쳐서 힘이 세진건지 억지로 때내서 다시 들어갔는데
정말 찰라였겠지만 체감상 문하나 사이에 두고 한 3분을 대치한 느낌이었다.
여자가 다시 집으로 들어간거 보고서야 숨통이 트이더라.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차문 잠그고 헉헉거리고 있는데
무당이 손짓으로 나가라고 하길래
0.3초만에 시동걸고 바로 도망쳤다.
내 생에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는데
따지고 보면 정신병원에서 이런 여자를 봤다면 그냥 미친년ㅋㅋㅋ하면서 넘어갔을텐데
이런 환경에서 겪고 나니까 지금까지 트라우마가 됐다.
가끔 인터넷 돌아다니다 여자 귀신짤 보면 전부 이 여자 얼굴이 떠올라서
가슴이 철렁철렁한다.
당연히 공포영화같은건 절대 못보고;
여튼 한참 도로따라 달리다가 쫄아서 도망친게 좀 창피하기도 하고
정신없어서 무당 어머니 데릴러 가야하는게 마음에 걸려서 갓길에 차 세우고 좀 있었는데
도우미 아줌마가 이럴 땐 그냥 집에 갔다가 나중에 연락오면 제단 허물러 가면된다고 했다.
지금 다시 들어가기 진짜 싫었는데 정말 천만다행이었다.
집에서 멘붕된 거 좀 추스리고 다음날 제단 허물러 갔었다.
남편 차가 없었다.
당연히 빈집이니까 미친년도 없고 룰루랄라하면서 트럭에 짐 다 옮기고
경쾌하게 도로로 빠져나가는데 무심코 쳐다본 2층 창문에 그년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산발 머리에 분명 그년이 확실했다.
남편은 어디 볼일잇어서 차 몰고 잠깐 나갔는지
결국 나랑 그년이랑 둘이 또 창문 하나 사이에 두고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아브라카다브라 노래나 부르면서 마당에 있었단 사실이 너무 끔찍했다. ㅅㅂ
그냥 글로보면 별거 아닌것 같지만
내 글재주가 없어서 내가 겪었던 그 공포를 전부 적지 못하는게 조금 아쉽다.
궁금해서 왜 그 여자가 그렇게 미쳤는지 해결은 됐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도우미 아줌마도 나랑 같이 그러고 도망치다시피해서 아는게 없고
직접 물어보기도 불편해서 물어보질 못했다.
그 후에는 이렇다 할 썰이 없네
첫번째 케이스와 같은 일을 거의 반복
중간에 기원제도 지내고 했는데
별 다른 감흥이 없네
[출처] 밤놀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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