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집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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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귀신을 직접 본적은 없다.
그런데 당집 알바하면서 귀신 들렸다는 사람은 좀 봐왔었다.
그래서 그냥저냥 뭐 귀신을 방문을 두들겼다느니 뭐니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는 그냥 지금도 개소리처럼 들리고
내가 직접 본 귀신들린 사람들 썰을 좀 풀어볼까해
흔히 무당을 사기다 아니다 말을 하는데 내가 판단하기엔
당집은 거의 50%는 사기고 30%는 그냥 정신병자
20%는 나도 모르겠다.
나도 귀신이란건 절대 안 믿거든
그런데 이 나머지 20%의 신내림은 지금도 뭔지 모르겠다.
내가 당집알바를 하게된건 여자친구때문이었다.
당시 여친 어머니 진짜 친한 친구분이 무당이었거든
그리고 어머니가 좀 미신이나 뭐 이런쪽으로 관심이 많고
엄청 잘 지키시는 분이었다.
아마 그래서 무당 친구분도 사귀신거겠지
그리고 그 어머님의 영향때문인지
여친도 점이나 미신을 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믿었다.
교보같은데 가도 다른 책은 잘 안보고
관상이랑 사주 이런책만 둘러본다 ㅋㅋ
둘다 학생이라 궁합 사주같은거 여친이 보자 그래도
몇만원씩 못내겠더라
그래서 싸게 궁합이라 사주도 볼겸
어머님 친구가 하시는 당집에 갔는데
무당어머님이 사주랑 궁합 나름 상세하게 설명해주더라
난 처음보는거였는데 뭐 그냥 이런게 좋다 안좋다
몇살부턴 뭘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이야기였다
그리고 돈은 다 받더라 ㅅㅂ 그래도 친구 딸인데
난 거절할 줄 알았는데 한푼도 안빼고 다 챙김
여튼 속으로 욕하면서 집에 갔는데
몇달뒤에 여친 집에서 레포트하고 있는데
여친어머님이 반찬꾸러미 챙겨주시면서
당집에 갖다 주라는 심부름으로 두번째 방문을 했을 때
일하던 사람이 그만둬서 굿하러갈때 짐 옮길 사람이 없다고
일당줄테니 전화하면 나와서
짐만 옮겨주면 된다고 부탁하더라
서울 변두리라 알바해도 최저시급도 못미치는
푼돈벌이밖에 안되는데
그래도 두둑하게 챙겨주겠거니 싶어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굿하러 많으면 일주일에 한번
없으면 한달에 한번 나갈까 말까였는데
이 상황이 좀 골 때린다
일반적으로 집에 흉고가 생길 경우에 굿을 많이 하는데
(돈 많은 오지랖 부자집이 가끔 대길기원하는 것도 있다)
대부분 사람 문제면 당집에서 굿을 한다.
이게 좀 더 저렴하기도 하고
만약 찾아가서 하게 되면 천에서 2천정도 줘야하더라
그런데 말이 천 2천이지 정말 진짜 급박한 상황이 아니고선
이런 돈 쉽게 못내거든
그리고 첫일 갔을 때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를 첨 생각했다.
수원에 엘지빌리지였는데
굿을 다른곳에서 한다그래도 당집 제단에 있는
모든 식기랑 굿할 때 쓰는 물품들은 전부 챙겨 가야한다.
굿하는 거 이웃 눈에 띄면 안좋은 말만 나오니까
전부 박스에 넣어서 가지고 간다.
신들이 건들이는 물건이라 함부로 움직이면 안된다고
일일이 작은 부적 붙이고 빡스 포터에 쌓는 것도
최대한 원래위치 그대로 옮긴다. ㅋㅋ
여튼 그렇게 포터 타고 나랑 굿 도와주는
아줌마 한명이랑 무당이랑 같이 도착했는데
꼬마애가 문제였다.
(사실 이정도로 큰 돈 낼 문제면 자식 문제가 90% 이상이다.
그것도 병원에서 해결이 안되는거지)
애가 해만 떨어지면 이상한 말을 한다.
해지는 바로 즉시 1~2시간 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아침까지 어느나라 말인지도 모를
"우러룹배랄루렙암"
뭐 이런 말을 중얼거리면서 걸어다녔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 9시가 조금 넘었는데
그때에도 그 4살정도 된 애는
저런 헛소리를 하면서 거실을 돌아다니고 있더라
진짜 주위에 애 엄마아빠도 있고 사람도 많은데
그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살아오면서 미친놈 좀 봤다 싶었는데
막상 무당과 같이 이런 애를 보니까 또 느낌이 다르다.
맨인블랙이랑 외계인을 보는거랑
리플리랑 외계인을 보는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튼 좀 쎄하다 잘 표현을 못하겠네
나는 도와주는 아줌마랑 같이 제단 세우고
굿 끝날 때까지 아줌마랑 트럭에 있었다.
굿할 때는 신내림이 다른 사람한테 갈까봐
애지간하면 당사자 빼곤 다 내보내더라
좀 개소리같긴 했지만;
그리고 일 도와주는 아줌마는 여러 당집다니면서
굿 도와주는 일만 전문으로 하시는 분인데
아줌마 특유의 수다로 굿이 끝날때까지
난 궁금한걸 원없이 물어볼 수 있었다.
그 때 처음 물어봤던게
진짜 무당이 신내림 받고 그러는지 전부 사기 아닌지 였다.
내 입장에서는 전부 구라같았거든
아줌마가 말하길 대부분 사기란다.
제대로 사기칠려고 예약만 받아놓고
3일 뒤에 다시 오라그래서 그 3일동안 흥신소같은데에서 뒷조사 다 시킨단다.
아주 영엄하게 보이겠지 이런 곳은.
그리고 몇 집은 진짜 정신이 좀 나간 또라이 집에 가둬놓고
신내림 받았다고 속이고 이용해 먹는단다.
애기동자 뭐 이른집이 그런 부류인데
어린애 하나 입양해서 신내림 받는 듯이 세뇌를 몇년 시키면
애가 진짜 좀 맛이가는데 그걸 이용해 먹는거지
그리고 나머지니 몇 없는 진짜 무당이 있단다.
다행이 이 무당 아줌마는 진짜 무당에 속햇는데
진짜 신내림 받는 무당끼리 협회가 있는데
직업 특성상 이런 소문이 돌면 너도나도 협회에 가입되있다면서 이용해먹으니까
그냥 아는사람끼리 알고, 남들이 보면 그놈이 그놈이다.
진퉁이라 그런진 몰라도 굿하거나 부적해도 효과가 없으면 돈을 그대로 돌려준다더라
아들 낳는 부적하나 50만원짜리 해갔다가 효과없어서 돈 도로 내주는건
몇달 후에 내 눈으로 직접 봤었다.
자신이 내림받은 신이 신력으로 해결을 못하는데 값을 받으면 노해서 무당 생명을 깎는단다 ㄷㄷ
여튼 싸이비 무당은 아니라는 소리 듣고 내심 안심했다.
그리고 뭐 정치인 부인 악귀 들린 이야기,
어떤 동네에는 단체 자살이 있어서 굿하러 갔는데
굿 신청한 사람도 목 매달고 있어서 무당 7명이 겨우 제를 올렸느니
이런 다이나믹한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이후는 그냥 좀 시시했다.
2번째 집에 갔을 땐 충격과 공포스러운 일이 좀 있었지만
이 집은 아파트다 보니 현관밖에 있을 곳도 없고 주차장 포터에 계속 있었으니
말소리조차 못들었으니까
그냥 무당어머니한테 굿 끝났다고 전화받고
다시 제단 허물고 포장해서 당집에 갖다놓고 끗
일다은 20만원으로 엄청 후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5개월정도 더 일했는데
2주후에 구리에 작은 조립식 팬션집에 갔을 때는 진짜 장난없었다.
이곳 역시 젊은 여자가 귀신들렸었다.
처음 갔을 때와 똑같이 짐들고 들어가려는데
무당 어머니가 막더라.
잠깐 뭐 좀 해야한다면서 부적 하나씩 나랑 도우미 어머니한테 속옷에 넣으라고 하곤
팬션이라 앞에 잔디 마당이 있었는데
거기서 큰 유리창으로 안에서 보이게 제단 만들라고 말하더니
제단 만들동안 바로 마당에서 신내림을 받았다.
신내림 받는 과정도 세세하게 다 적고싶은데
이건 나중에 다시 적어야겠다.
[출처] 밤놀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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